본문 바로가기

다이어트/다이어트&운동&건강

중년남성 허리가 휜다

반응형

중년남성 허리가 휜다


오륙도에 사오정까지 점점 더 살벌해지는 세상에 살고 있는 40~50대에게 웰빙은 아직도 먼 얘기. 체력도 예전 같지 않고 아픈 곳은 하나 둘씩 생기고 후배들은 치고 올라오는 사면초가에 갇힌 아픈 중년 남자들. 새해에는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점점 외톨이가 되어가는 40~50대의 우리 남편, 우리 아빠인 중년 남자의 아픔을 꼭 살펴봐 주자.
#허리 못 펴는 아빠들
구부정하게 걸어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면서 ‘이제 아빠도 예전 같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고 어느 날부터인가 ‘허리 아프다’는 말을 달고 사는 우리 중년남자들.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허리근육이 약해지고 요통도 심해진다. 앉아있는 자세만으로도 허리 건강엔 엄청난 부담을 주는데 오랜 시간 나쁜 자세로 앉아있다 보니 허리에 피로가 가중된다. 게다가 운동은 늘 부족하고 뱃살은 점점 더 늘어나니 요통도 점점 심해지게 마련이다. 하루에 반 이상을 컴퓨터 앞에서 보내고 걸어다니는 시간보다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현대인들에게 허리건강은 가장 큰 취약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나 사무직 노동자들은 운동량이 줄어들어 허리근육이 점점 약해지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큰 부상을 입고 디스크 등 척추질환에도 쉽게 노출되게 된다. 허리뿐만이 아니다. 최근 들어 컴퓨터 사용이 늘어나면서 목부터 어깨, 허리 통증을 함께 호소하는 환자들도 늘어났다. 세란병원 신경외과 오명수 부장은 “허리가 아프면 무조건 디스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흔한데 디스크인 경우에는 요통뿐 아니라 팔, 다리가 저린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게 된다. 허리만 아픈 것은 내과적 질환이나 생식기 계통 질환 등이 원인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또 심리적인 불안감과 신경증으로 요통이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 없이 허리가 아프다고 무조건 파스를 붙여 통증을 줄이거나 허리에 좋다는 운동을 무리하게 하다가 증세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디스크라고 해도 무조건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디스크 환자 중 실제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10~20%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80% 환자들의 경우에는 물리치료나 약물치료 등 보존적 요법을 통해 충분히 호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년 이후에 뱃살은 만병의 근원이다. 걷기 같은 꾸준한 운동은 비만 해소뿐 아니라 요통에도 효과적이다.
#폐를 아끼자
웰빙과 금연 열풍 덕분에 우리나라의 흡연인구도 많이 줄었지만 남성 흡연 인구는 여전히 50%를 넘는다. 가정과 회사는 물론 이제 나라에서까지 나서서 적극적인 금연운동을 펼치는 이유는 OECD 국가 중 흡연율 1위라는 불명예 때문만은 아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폐암은 우리나라 부동의 사망률 1위 질환이 되었다.
간암과 위암의 사망률은 꾸준히 낮아지는 반면 폐암 사망률 증가세는 그칠 줄 모르고 있다. 늘어나는 것은 폐암뿐만이 아니다. 90% 이상이 흡연이 원인이라고 밝혀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도 5년새 30%나 증가했으며, 사망자도 최근 20년간 4배 이상 급증하고 있다. 19세기까지만 해도 폐암은 그리 흔한 질환이 아니었다. 흡연 인구의 증가와 함께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은 폐암은 물론 각종 폐질환의 원인이 되고 있다. 폐질환을 얘기할 때 가장 중심에서 거론되는 것은 역시 담배이다. 담배는 흡연의 양이나 기간에 상관없이 우리 몸에 나쁜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현재 40~50대 중년들이 처음 담배를 배울 당시에는 담배의 해악성이 제대로 밝혀지지도 않은 상태였고 ‘담배 못 피우는 남자는 남자도 아니다’라는 사회인식이 팽팽했던 시기였던 만큼 흡연인구도 많고 금연을 성공하기도 어려운 세대이다.
점점 오염되어 가는 환경과 스트레스도 문제이다. 때문에 폐암은 앞으로 수년간 중년남성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질병이다.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는 COPD도 중년남성들을 위협하는 또 다른 폐질환이다. 이 질환은 아직까지 인식이 부족한 탓에 대부분 호흡곤란 등의 증상에도 노화로 인해서 생기는 단순한 현상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치료 기간을 놓치는 경우가 흔하다. 실제로 환자들 중 92%가 호흡곤란으로 계단에 오르기 힘든 정도가 될 때까지도 병원을 찾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다. 특히 COPD는 폐기능이 50% 이상 손실되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을 뿐 아니라 한번 떨어진 폐기능은 다시는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폐암만큼이나 무서운 질병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아직도 금연에 성공 못한 중년이라면 하루 빨리 금연에 돌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버지의 아픔 떠오르는 전립선암
전립선암이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기까지는 유명인들의 도움이 컸다. 1997년 중국의 덩샤오핑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 전립선암으로 사망했고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 존 케리 전 미국 대통령 후보 역시 전립선암으로 수술을 받았다. 이는 그만큼 전립선암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984년 이후 지난 20년 동안 전립선암 환자는 무려 20.6배나 늘어났다. 전립선암 역시 서구식 식생활과 운동 부족이 몰고 온 현대병 중 하나이다. 또한 고령화로 인한 50대 이후 남성인구 증가와 조기진단 기술의 발달도 전립선암 증가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서구에서는 이미 발생률 1위, 사망률 2위 암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사망률 5위 질병이다. 그러나 전립선암은 비교적 ‘착한 암’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발견만 일찍 하면 10년 이상 생존율이 80% 이상이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장기에 전이된 경우라면 생존율은 10~15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전립선암의 발생률은 50대 이후에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50대 이후에는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배뇨 장애 등 이상 증세가 나타날 때는 즉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대한비뇨기과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전립선암 진단 환자 중 50%가 배뇨장애 등 이상 증세를 느끼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말기환자들 중 정기검진을 통해 진단을 받은 경우는 7%에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50세 이후 남성들은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전립선암에서 자유로워지는 지름길이다. 육류 섭취를 줄이고 토마토 등 신선한 야채와 된장 등을 많이 먹고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은 전립선암을 원천봉쇄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다.
〈이준규 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 jklee@kyunghyang.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