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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빙글빙글 가슴이 울렁울렁… 귀부터 살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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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빙글빙글 가슴이 울렁울렁… 귀부터 살피세요

[동아일보]
회사원 이모(35·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씨는 최근 집에서 천장이 핑핑 도는 어지러움 때문에 꼼짝달싹도 못했다. 약간만 움직여도 어지러워 구토까지 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어나는 것 자체가 두려웠다.
이 씨는 추운 계절이다 보니 혹시 뇌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은근히 걱정이 됐다. 그러나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뇌’가 아닌 ‘귀’가 문제였다.
겨울철 핑 도는 어지럼을 경험한 사람들은 대부분 집안에 틀어박혀 지낸다. 행여 추위로 인한 뇌중풍(뇌졸중)의 위험을 걱정하는 탓이다.
그러나 어지럼은 귀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80%를 차지한다. 또 활동이 적은 겨울일수록 어지럼은 더 심해진다.
하나이비인후과 어지럼증 클리닉이 3년간 환자 7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월에서 이듬해 1월까지 어지럼의 발생빈도가 다른 달에 비해 약 25∼30% 더 높았다.
● 어지럼증 80%가 귀속에 문제
어지럼이라고 다 병은 아니다. 배를 탔을 때 나타나는 어지럼과 멀미, 높은 곳에서 내려다볼 때의 현기증, 놀이기구를 탔을 때의 어지럼은 모두 정상이다. 문제는 이런 경우가 아닌데도 어지럼을 느낄 때다.
어지럼은 크게 귀에 이상이 있는 말초성과 뇌에 이상이 있는 중추성으로 나뉜다.
‘나’를 중심으로 물체가 빙빙 도는 것처럼 어지럽다면 반드시 귀 건강을 체크해 봐야 한다. 반면 물체가 둘로 보이거나 손발의 감각이 둔하거나 마비가 같이 온다면 중추성을 원인으로 봐야 한다.
한편 불안할 때도 어지럼이 생긴다. 이때 어지럼은 구토가 없고, 심하게 도는 느낌은 아니다. 간혹 호흡이 빨라져 어지럽거나 쓰러지기도 하는 과호흡증후군을 동반한다.
● 평형기관에 이상… 중년 이후에 많아
전문용어로 ‘양성발작성체위성’이라 불리는 어지럼이 가장 많다. 특정 체위를 취할 때 어지럼이 느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치료하면 효과를 보기 때문에 ‘양성’이라고 한다.
귓속엔 평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이 있다. 전정기관은 달팽이관과 세반고리관, 돌가루(이석) 등으로 구성된다. 돌가루가 평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석이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인근에 있는 세반고리관으로 쏙 빠지면 어지럼이 발생한다.
세반고리관은 회전 감각을 담당하는 곳인데 이석이 빠져 회전 감각을 자극하기 때문에 어지럼이 생긴다.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치는 경우에도 이석이 빠지지만 상당수는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한다.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몸을 돌려 누울 때, 머리를 감기 위해 고개를 숙일 때나 고개를 위로 들 때 등 특정 자세를 취할 때 특히 더 어지럽다면 이를 의심할 수 있다.
노인에서 많이 나타나지만 최근엔 중년에서도 많이 생긴다. 대개 1분 이내에 심한 어지럼은 가라앉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하루 정도 잔잔한 어지럼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내버려 두면 어지럼이 점점 심해져 메스꺼움 구토 신경과민이나 우울증상을 보일 수 있다.
● 한 번 치료로 90% 이상 증세 호전
병원에서 먼저 청력검사와 평형기능검사, 혈액검사 등을 받는다. 대개 자연적으로 치료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재발이 잘 되므로 원인이 되는 세반고리관 안에 들어간 이석을 빼낸다.
세반고리관 안의 이석은 자세를 바꿔가면서 원래 자리로 보낸다. 가장 흔한 방법은 앉은 자세에서 문제가 있는 쪽으로 누운 자세를 갑자기 취한 뒤 5분 정도 유지한다. 이후 천천히 머리를 반대쪽으로 돌려 반대쪽 귀가 바닥으로 향하게 한 뒤 5분 정도 가만히 있는다. 그 다음 천천히 앉은 자세로 돌아온다. 치료 후 30분 이상 똑바로 앉아 있어야 효과가 좋다.
대개 의사나 치료사에 의해 시행된다. 단 한번의 치료로 90% 이상 증세가 좋아진다. 치료 후 4∼6주가량 가정에서 머리와 눈을 움직이는 재활치료를 통해 증세를 감소시킬 수 있다. 이외 평형감각을 강화하는 것으로 걷는 운동과 테니스 배드민턴 자전거 골프 등의 운동이 있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정원호 교수, 하나이비인후과 박상욱 원장)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이런 증상엔 이렇게…▼
▽새벽이면 더 심해지고 메스껍다▽
두 번째로 흔한 어지럼증이 ‘전정신경염’이다. 전정신경염이란 평형기능을 담당하는 전정신경에 바이러스 감염이나 혈류 이상으로 신경에 염증이 생겨 그 기능이 상실되는 질환.
이 병에 걸리면 갑자기 어지럼증이 생기고 며칠씩 지속된다. 속이 메스껍고 연달아 구토가 나며 식은땀도 흘린다. 특히 아침에 눈을 뜰 때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이 병을 앓는 환자의 절반가량은 감기를 심하게 앓은 경력이 있다. 바이러스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추운 계절에 많이 생긴다. 치료는 환자의 증상을 줄여 주는 대증요법. 즉 신경안정제와 항구토제, 혈액순환제 등을 처방받는다.
▽발작적 어지럼… 귀가 꽉 찬 느낌…▽
어지러워 갑자기 쓰러지거나 앉아 있다가 고개가 푹 숙여지고 몸이 엎어진다면 메니에르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너무 갑작스럽게 나타나 보통 ‘발작’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먼저 한쪽 혹은 양쪽 귀 모두에 액체가 귀에 꽉 찬 충만감이나 압박감이 느껴진다. 또 귀가 안 들리거나 소리가 울리는 증세가 함께 나타난다. 원인은 내이(內耳)에 있는 액체의 압력이 높아진 탓이다. 우선 이러한 어지럼증이 생기면 평평한 바닥에 몸을 누이고 가능한 한 움직이지 않고 눈을 뜬 채 고정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빙빙 도는 심한 어지럼이 가라앉을 때까지 가만히 누워 있은 뒤 증상이 가라앉으면 천천히 일어난다.
▽귀에서 ‘뻥∼’ 소리난 뒤 어질어질▽
무거운 것을 들다가 갑자기 귀에서 ‘뻥’ 하는 소리가 들린 이후부터 어지럽고 잘 들리지 않는 경우다. 귓속엔 소리 전달 역할을 하는 액체가 뼛속에 들어가 있는데 이 뼈가 어떤 이유로 파괴돼 액체가 달팽이관이나 세반고리관 등으로 새어 나오면서 생기는 것이다.
머리를 다치거나 비행이나 다이빙 등 갑작스러운 기압의 변화를 겪거나 화장실에서 변을 볼 때, 혹은 코를 풀다가도 생길 수 있다. 안정을 취하면 많이 좋아진다. 구멍이 크지 않으면 1∼2주 안에 저절로 막힌다. 이후에도 증세가 나아지지 않으면 고막을 들어 올리고 액체가 새는 곳을 현미경을 보면서 막아 주는 수술을 받는다.
▼어지러우면 일단 이렇게▼
①머리에 충격이 가지 않도록 조심한다.
②잠자리에서 일어날 땐 무릎을 세우고 천천히 일어나고 일어나기 전에 잠시 앉아 있도록 한다.
③눈은 뜨고 딱딱한 바닥에서 머리를 좌우상하 돌리면서 10걸음을 걷는다.
④테니스 배드민턴 자전거 골프 등 몸의 평형을 유지하도록 유도하는 운동을 한다.
⑤실내에서 벽에다 고무공을 던지고 받는 운동을 자주 한다.
⑥수영은 평형능력이 약화된 사람에게 좋지 않으므로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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