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신은진.권혁재] 파란 하늘, 선선한 바람과 함께 천고마비의 계절이 돌아왔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에게 가을은 '시련의 시기'. 무더위로 잃었던 입맛이 되살아나 고민인데, 햇곡식.햇과일.제철 생선 등 먹거리가 풍성해진다. 노출이 적어져 굳게 마음먹었던 의지도 긴 소매 옷 속으로 숨어버리고, 몸도 본능적으로 겨울을 대비해 피하지방을 늘리려 한다. 실제로 미국 조지아주립대 연구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을에는 봄에 비해 하루 평균 222kcal를 더 섭취하면서도 식후에 더 빨리 허기를 느낀다고 한다. 자연적인 식욕을 억누르기만 할 수는 없는 일, 이럴 땐 같은 양을 먹더라도 칼로리가 낮은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방법이다. 요리연구가 박종숙씨와 함께 가볍고도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날씬한 가을 요리'를 만들어 봤다.
글=신은진 기자 nadie@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푸드 스타일링=박종숙 손맛작업실
*** 파스타 대신 '해초국수'
여성들이 특히 좋아하는 파스타는 1인분에 보통 600~800㎉로 다이어트 중이라면 조금 부담스러운 메뉴. 그래도 포크에 돌돌 말아먹는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의 매콤한 맛이 간절하다면, 스파게티면 대신 해초국수로 요리해보자. 면을 바꾸고 토핑으로 가지.호박 등 가벼운 야채를 사용하면 200㎉ 정도는 낮출 수 있다.
▶재료=가지.버섯.호박 말린 것 30g, 다진 마늘 1큰술, 들기름 2큰술, 시판 해초국수 200g, 양파 1/2개, 시판 토마토소스 350g, 바질 3장, 설탕 1작은술, 간장 1큰술,후춧가루 약간
▶이렇게
①말린 가지.버섯.호박은 살짝 씻어 물기를 짠 뒤, 들기름과 간장으로 조물조물 무친다.
②달군 팬에 마늘을 볶다가 ①을 넣어 함께 볶아낸다.
③양파를 볶은 뒤, 백포도주를 조금 넣어 증발시킨다. 여기에 토마토 소스를 붓고 바질과 소금.후추.설탕을 넣고 10분 정도 더 끓인다.
④넉넉한 물에 국수를 넣고 삶은 뒤 건져낸다.
⑤③에 삶은 국수와 볶은 채소를 넣고 끓여 버무린 다음, 소금.후추로 간을 한다.
*** 골뱅이 소면 대신 '백골뱅이 어린잎 무침'
만만한 안주거리로 꼽히는 골뱅이 소면 무침도 400~500㎉ 정도로 칼로리는 만만치 않다. 양념된 골뱅이 통조림 대신 담백한 백골뱅이를 준비하고,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소면 대신 몸에 좋은 어린잎 채소를 넣어보자. 칼슘.단백질.비타민 함량이 높은 저칼로리 건강식이 된다.
▶재료=백골뱅이 300g, 오이 1/2개, 당근 1/5개, 어린잎 채소 300g, 적양파 50g, 홍고추 1/2개, 풋고추 1개.
▶소스 재료=맑은 멸치액젓 3큰술, 사과식초 3큰술, 설탕 2큰술, 매실청 1큰술, 참기름 1/2큰술, 마늘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레몬즙 1큰술.
▶이렇게
①백골뱅이는 껍질째 끓는 소금물에 삶는다. 익으면 껍질을 벗기고 굵은 것은 얇게 썰어둔다.
②준비한 소스 재료를 섞은 다음 냉장고에 차게 식혀둔다.
③그릇에 백골뱅이를 담고 만들어 둔 소스를 절반 정도 부어 무친다.
④오이와 어린잎 채소를 넣고 나머지 소스를 부어 무친 뒤 담아낸다.
*** 마요네즈 대신 '두부소스' 곤약 샐러드
샐러드라고 무작정 많이 먹는 것은 금물. 어떤 드레싱을 사용했는지에 따라 열량이 천차만별이다. 마요네즈를 잔뜩 뿌린 샐러드를 먹느니 밥을 먹는 편이 낫다. 담백한 두부 소스는 만들기 간단하고 맛도 고소해 샐러드 드레싱으로 그만이다. 100g에 9㎉에 불과한 곤약은 많이 먹어도 부담이 없다.
▶재료=곤약 150g, 해초 150g
▶소스 재료=두부 200g, 들기름 2큰술, 소금 2작은술, 매실청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이렇게
①곤약은 가늘게 썬 뒤 살짝 데쳐 준비한다.
②두부는 체에 담아 숟가락으로 눌러가며 으깨어 내린다.
③으깬 두부에 매실청.다진 마늘을 섞고 들기름과 소금으로 간을 해 소스를 만든다.
④해초의 물기를 빼고 곤약과 함께 소스로 무쳐 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