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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t 건강정보] 식물성 기름도 안심 못해 '트랜스 지방'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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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기름도 안심 못해 '트랜스 지방' 주의보

평소 동물성 기름이 많은 요리를 즐겼던 차모(55.서울 서초구)씨는 협심증 발병 후
지방 섭취를 줄이라는 의사의 충고를 비교적 충실히 지켜왔다.

그러나 지방 맛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마가린을
밥에 비벼먹곤 했다.

'식물성 기름은 건강에 유익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던 그는 최근 의사로부터
"식물성 기름 중 트랜스 지방(지방산)은 동물성 기름 못지 않게 심장에
해롭다"는 말을 듣고 적잖이 당황했다.

'마가린과 버터'.
몇년 전만 해도 건강에 해롭다는 동물성 기름을 피하기 위해 동물성 버터 대신
식물성 마가린을 찾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식물성 기름은 유해하지 않다'는 종래의 학설이 부분적으로 깨지고 있다.
트랜스 지방 때문이다.
트랜스 지방은 식물성 기름을 가공하는 과정(수소 첨가)에서 주로 생긴다.
동주대 김소희 교수는 "액체 상태의 식물성 기름을 마가린.쇼트닝 등
고체.반(半)고체 상태로 만드는 과정에서 트랜스 지방이 생성된다"며 "
식물성 기름을 튀길 때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심장병 발병 위험 높인다=서울대 식품영양과 최혜미 교수는
"어떤 종류의 지방을 먹었는가가 건강의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나쁜 지방'인 포화지방은 되도록 덜 먹는 게 상책이나 '좋은 지방'인
불포화 지방은 적당량 먹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

일반적으로 동물성 기름은 포화지방, 식물성 기름은 불포화지방이다.
그러나 식물성 불포화지방인 트랜스 지방(일부 동물성도 있음)은 다르다.

트랜스 지방은 체중을 늘게 하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LDL)을 증가시켜
심장병.동맥경화를 유발.촉진시킨다.
트랜스 지방 섭취를 2% 늘리면 심장병 발생위험이 25%나 '
점프'한다는 연구논문도 있다(랜싯 지 지난해 3월 10일자).

트랜스 지방이 간암.유방암.위암.대장암 및 당뇨병의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등에서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전자레인지용 팝콘에 많아=인제대 식품과학부 송영선교수는
"한국인은 트랜스 지방을 하루 평균 2~4g 먹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인은 5g)"며 "특히 패스트푸드를 즐겨먹는 여고생의 섭취량이 많다"고 지적했다.

트랜스 지방은 유지(마가린.쇼트닝 등).양념(마요네즈.소스 등).빵(햄버거.도넛.피자.케이크 등).
과자(파이.쿠키.팝콘 등).인스턴트 식품(수프 등).튀김.유제품.어육제품 등에 들어있다.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 1999년 12월호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전자레인지용 즉석 팝콘의
트랜스 지방산 함량이 가장 높았다.
또 냉동 피자, 버터와 마가린이 많이 든 패스트리 빵이나 토스트,
모카 케이크 등에 많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려대 구로병원 오동주 교수는 "한번 튀긴 기름을 다시 튀기거나 같은 기름을
여러 번 가열하면 트랜스 지방이 더 많이 만들어진다"며 "한번 튀긴 기름은
다시 사용하지 말고 일단 개봉한 기름은 냉장 보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랜스 지방 함량 표시제=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식품제조업체가 마가린에서
트랜스 지방을 제거하고 구운 식품의 트랜스 지방 함량을 3% 이하로 낮추면
매년 미국에서 5천명을 살릴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를 근거로 모든 식품 라벨에 트랜스 지방 함량 표시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의 식품제조회사들은 가공 공정을 바꿔 이미 트랜스 지방 함량을
낮추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출처표기:중앙일보] 2002-07-01 16: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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