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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요리법/음식] [푸드&헬스] 건강 챙기면서 살도 빼고 싶다고요? 그러면 김치 많이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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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헬스] 건강 챙기면서 살도 빼고 싶다고요? 그러면 김치 많이 드세요
[중앙일보 2005-10-31 06:22]    

[중앙일보 박태균] 중국산 김치 파동이 예사롭지 않다. 김치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면서 “김치를 직접 담가 먹겠다”, “김치를 차제에 끊겠다” 등 소비자의 볼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김치 입장에서 보면 억울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숙채(熟菜)로 만드는 중국의 절임 채소, 김치를 흉내내 만든 일본의 기무치(일본인이 싫어하는 마늘·고추·젓갈의 양을 줄이거나 넣지 않고 단맛을 강화한 겉절이식 김치로 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등 외국의 다른 절임 채소에 비해 김치는 월등한 건강식품이기 때문이다.
김치를 담글 때 절이고 버무리는 것이김치의 건강 기능성을 높여준다.
첫 번째는 배추.무 등을 소금에 절이는 것이다. 소금에 절였다가 세척하고 탈수하는 과정에서 각종 유해 미생물이 제거된다. CJ식품연구소 김치팀 조진숙 박사는 "이때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양념이 스며들어갈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발효가 잘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생강.마늘.고추.부추 등 한약재.약용 식물로 이뤄진 갖은 양념으로 버무리는 것이다. 이때 양념들이 삼투압 작용으로 흡수되고 숙성과정을 통해 유해균은 제거되고 장 건강에 유익한 유산균은 생성된다. 양념들의 상호 작용에 의해 새로운 건강 기능성 물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김치가 건강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알아보자.
◆암 예방=김치는 훌륭한 항암 식품이다. 실험용 쥐를 이용한 생체 시험에선 김치가 간암 발생 위험을 절반 가량 줄여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식품연구원 김치연구단 연구진은 간암에 걸린 실험용 쥐에게 소량(한국인의 하루 평균 섭취량인 90g 분량)의 배추김치.깍두기를 사료에 섞여 먹였다. 그리고 두 달 뒤(40대 중년의 나이) 조사해본 결과 김치.깍두기를 먹은 쥐는 일반 사료만 먹은 쥐에 비해 간암 병소의 수가 절반 이하로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를 주도한 김영진 박사는 "김치 안에 든 미지의 성분이 발암물질을 해독시켰거나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한 결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김치 중의 항암성분이 무엇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몇몇 후보들은 거론되고 있다.
첫째, 인돌이다. 이 성분은 배추.무.순무.브로콜리.케일 등 양배추과 채소가 분해.절단.조리되는 과정에서 생성된다. 특히 인돌-3-카비놀(인돌의 한 종류)이 기대주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실험용 쥐를 통해 인돌-3-카비놀이 위암.간암.폐암.갑상선암.방광암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는데, 위암을 제외한 다른 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아이소사이오사이아네이트다. 배추에 들어있으며, 동물실험에서 폐암.유방암.식도암.간암.췌장암.방광암을 억제한 것으로 밝혀졌다.
셋째, 마늘에 든 유황성분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에서도 마늘을 많이 섭취할수록 위암.전립선암.결장암의 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원자력병원의 연구에서도 마늘의 유황성분(알릴 설파이드)을 복용한 쥐가 위암에 덜 걸렸다.
넷째, 식이섬유다. 인체의 소화효소로 분해되지 않는 식이섬유는 대장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다섯째, 베타 카로틴.비타민 C.비타민 E 등 항산화 비타민이다. 특히 비타민 C는 폐암.위암 예방을 도우며, 위암의 위험요인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요즘엔 김치가 암 예방에 국한하지 않고 암의 전이 위험까지 줄여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박건영 교수는 "대장암에 걸린 실험용 쥐에게 일반배추 김치 추출물(쥐 한 마리당 1.25㎎)을 주사했더니 14%의 암 전이 억제효과를 보였다"며 "고춧가루.마늘의 양을 늘리고 다른 부재료를 첨가한 유기 배추 추출물을 주사한 쥐에선 대장 암세포의 폐 전이가 35%나 억제됐다"고 설명했다.
◆항산화 작용=부산 보건환경연구원 최홍식 원장은 "김치엔 카로티노이드.플라보노이드.안토시아닌.폴리페놀.엽록소 등 다양한 항산화 성분이 들어있다"며 "이 성분들도 노화와 성인병의 주범인 유해산소를 없애준다"고 조언했다. 김치의 항산화 능력은 덜

익은 김치(발효 초기)보다 충분히 익은 숙성 김치가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치의 재료도 항산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최 원장은 "갓김치와 배추김치의 항산화 능력이 특히 우수하다"고 지적했다. 김치는 또 피부 노화에 대한 예방 효과도 지니고 있다. 배추김치.갓김치.부추김치를 섭취한 누드 마우스(털이 없는 생쥐)는 김치를 먹지 않은 생쥐에 비해 피부 표피 두께가 두껍고, 피부 각질층은 얇으며, 새로운 콜라겐 생성이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다이어트 기능성=김치엔 비만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기능성 성분이 들어있다. 김치의 매운맛을 내는 고추의 캡사이신이 그중 하나다. 조진숙 박사는 "캡사이신은 체지방의 분해.연소를 촉진하는 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김치에 든 식이섬유도 다이어트에 유익한 성분으로 꼽힌다. 식이섬유가 칼로리의 섭취를 제한하고, 변비를 해소하며, 배설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동물실험에선 지방이 많은 음식을 즐기더라도 고춧가루나 김치를 함께 먹은 경우 보통 식사를 하는 집단과 비슷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연구결과들을 근거로 일본에선 김치가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김치는 또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동맥경화의 원인인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막고(토끼 실험에서 증명됨), 혈전(피 찌꺼기)의 형성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잘 익은 김치엔 요구르트 4배의 유산균
군내 나면 잡균이 더 많아 김치찌개 등 익혀 먹어야
요구르트만 유산균의 보고(寶庫)가 아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김치에도 유산균이 예상 외로 많이 들어 있다.
풀무원 김치연구소 박채린 실장은 "잘 익은 김치엔 유산균이 요구르트보다 최고 4배까지(같은 무게당) 더 들어 있다"고 말했다. 잘 숙성된 김치 1g엔 유산균이 1억 마리쯤 함유돼 있다.
과거엔 김치의 유산균은'약골'이라고 여겼다. 대부분 살아서 장까지 도달하지 못한다고 본 것이다. 특히 위에서 위산에 노출되면 살아남지 못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부산대 김치연구소 박건영 소장은 "김치를 하루 300g쯤 먹으면 대장에 유산균이 100배가량 증가한다(김치를 안 먹은 사람 대비)"며 "이는 김치의 유산균이 장에 무사히 안착했다는 증거"라고 풀이했다.
유산균은 당을 대사하는 과정에서 유산(젖산)을 50% 이상 만들어내는 미생물 중 인간에게 유용한 세균을 가리킨다. 요구르트가 불가리아.러시아인의 장수 비결(1908년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의 메치니코프 박사 주장)이라면 우리 토착 유산균은 김치.청국장.된장에 들어 있다.
김치의 유산균은 주재료(배추.무)와 부재료(고춧가루.마늘 등)에서 자란 것이다. 덜 익은 김치.신 김치는 물론 묵은지에도 유산균은 풍부하게 들어 있다. 다만 김치가 숙성하는 과정에서 유산균의 주류가 교체된다.
목포대 식품공학과 김인철 교수는 "김치가 시어지기 전엔 류코노스톡이란 유산균이, 시어진 뒤엔 락토 바실러스(요구르트 등 유제품에 든 유산균)가 주종을 이룬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김치에서 군내가 나기 시작한다면 유산균보다는 잡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런 김치는 김치찌개 등 다른 용도로 돌리는 것이 좋다.
김치 유산균의 가장 중요한 효과는 정장 작용이다. 장을 깨끗이 하는 것이다. 유산균이 장내에 풍부하게 있으면 유해균이나 잡균이 죽거나 힘을 쓰지 못한다. 이는 요구르트의 유산균도 마찬가지다. 김치 유산균은 또 면역력을 높여준다. 이는 동물실험을 통해 이미 증명됐다.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조류 독감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죽이는데도 유효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높은 항균력(세균을 죽이는 힘).항바이러스력(바이러스를 죽이는 힘) 덕분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조류독감의 예방.치료를 위해 닭.오리 등 가금류의 사료에 김치 유산균(류코노스톡)을 첨가하려 시도하는 것은 유산균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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