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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다이어트_몸무게부터 머리속까지 정반대 모습 연기 설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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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부터 머리속까지 정반대 모습 연기 설경구
[경향신문 2004-11-25 16:54]

설경구(35)는 두 얼굴의 배우다. 다른 배우들보다 얼굴이 하나 더 있다. 수십년을 건너뛰어 찍은 영화가 아닌, 거의 동시에 촬영한 영화에서 그는 얼굴도 몸매도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아마 두 영화를 모두 보게 될 관객이라면 그의 ‘독기’에 몸서리쳐야 할 것이다.
한때 로버트 드 니로가 그랬듯 설경구는 영화를 위해서라면 몸무게 20㎏을 오르내리는 걸 밥 먹듯 한다. 평소 체중이 74㎏인 그는 개봉을 앞둔 ‘역도산’(감독 송해성)에서 95~97㎏의 역도산으로 둔갑했다. 그런 그는 후속작 ‘공공의 적2’(감독 강우석) 촬영을 앞두고 한달 동안 16㎏ 이상을 감량, 냉철한 검사로 변신했다.
그가 이처럼 몸무게를 늘렸다가 살인적인 다이어트를 통해 다른 인물이 된 것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공공의 적’(감독 강우석)에서 권투선수 출신 다혈질 형사가 되기 위해 체중을 14㎏ 늘린 그는 한달 보름 만에 18㎏을 빼 ‘오아시스’(감독 이창동)속 인물인 전과 3범의 사회부적응자가 됐다.
최근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에서 ‘공공의 적2’ 촬영현장이 공개됐다. 마침 점심시간. 청사 2층 배우·스태프들의 대기실을 찾았을 때 설경구는 자장면 한 그릇을 막 비우고 볶음밥 절반을 더 먹고 인터뷰에 응했다.
-검정 양복 차림이 썩 어울린다.
“데뷔 이래 대졸에 엘리트 역할은 처음이에요. 다른 평범한 인물이어도 감량을 했겠지만 일에는 빈틈 없고 냉철하면서 사석에선 유머가 넘치는 검사여서 필사적으로 다이어트를 했어요.”
-얼마나 뺐는지.
“정확히는 몰라요. ‘역도산’을 끝냈을 때 95㎏이었는데 79㎏까지 빼고 이후에는 재지 않았거든요. 바지 허리 사이즈가 ‘역도산’ 때 39였는데 지금은 33이에요.”
-어떻게 뺐나.
“굶었어요. ‘역도산’ 때에는 실재 인물(178㎝·109㎏)에 근접하기 위해 많이 먹었어요. 특히 밤에는 무식하게 먹고 잤죠. 그냥 살만 찌면 안 되니까 낮에는 운동도 많이 했고요. 이번에는 반대로 굶고 운동을 더 많이 했어요.”
-먹성이 좋던데 어떻게 굶었나?

“참았죠. 배가 고플 때에는 오이나 두부를 먹었어요. 섞어 먹기도 했고.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때에는 밥을 아주 조금 먹기도 했는데 주로 물을 마셨어요. 물 배를 채웠죠.”
-운동은?
“아침에 일어난 뒤 물을 한 컵 마시고 곧장 스포츠센터로 가 그곳에서 가벼운 기구 등을 이용해 2시간 동안 운동을 했어요. 그리고 방배동 정두홍 감독의 액션스쿨로 가서 오후 내내 축구·농구 등을 했고요. 또 밤에는 영동대교에서 반포대교까지 뛰었어요. 돌아올 때에는 힘이 들어 뛰다가 걷다가를 반복했고요.”
설경구는 이어 “다이어트 기간을 길게 잡으면 못 뺀다”며 “기간이 길면 오늘만 먹자면서 먹게 되고 그러다 보면 1년 내내 먹게 돼 실패한다”고 설명했다. “출연작 캐릭터에 맞춰야만 하는 게 다이어트의 우선 목표지만 늘어난 몸무게에 적응돼 편안해지면 빼는 게 더욱 힘들기 때문에 짧고 굵게 한 것”이라며 “저울에 올라가 매일 빠지는 걸 확인하는 맛은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들은 안다”고 덧붙였다.
최근 ‘올드보이’의 최민식,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의 유지태, ‘남극일기’의 송강호 등이 극중 인물에 맞추기 위해 살을 찌우거나 빼 화제를 낳았다. 이들은 물론 설경구 역시 “배우가 극중 인물에 맞게 몸무게에 변화를 주는 건 의당 해야 할 일”이라며 “그분들보다 내가 튀는 건 ‘공공의 적’과 ‘오아시스’에서, ‘역도산’과 ‘공공의 적2’에서 극명하게 대비되는 역할을 잇따라 맡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특기란에 다이어트라고 써야 할 것 같다”고 농담을 한 뒤 “앞으로는 살을 찌우거나 빼야 하는 역할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말을 ‘오아시스’ 개봉 전에도 했다. ‘역도산’과 ‘공공의 적2’로 자신의 말을 뒤집은 셈. 두 얼굴로 천의 얼굴을 선보이는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글 배장수 영화전문기자 cam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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