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털이 좀 있는 편이었는데 엄마가 나이가 들면 없어진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없어지기는커녕 점점 더 많아져요. 지금까지 면도도 한 번 안했는데 팔과 다리는 물론이고 배꼽 아래에도 털이 났어요."
"검은 털이 이마와 볼, 코 밑 등 얼굴을 덮고 있어요. 가슴과 배, 허벅지, 종아리에도 털이 있는데 특히 팔과 다리의 털은 남자처럼 굵고 검습니다. 남자처럼 온 몸에 털이 나다니…. 정말 죽고 싶어요."
노출의 계절을 앞두고 남들보다 많은 털로 인해 고민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날씬한 각선미를 마음껏 뽐내고 싶지만 자꾸만 자라는 시커먼 털 때문에 치마를 입는 게 두려운 여성, 팔의 털이 남들보다 많아서 반팔도 마음놓고 못 입는 여성, 면도를 해야 할 정도로 거뭇거뭇한 콧수염으로 인해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는 여성….
다모증은 털이 과다하게 많은 증상이다. 사춘기가 지나면 2차 성징이 나타나는데, 이때 안드로겐이라는 호르몬이 털의 성장을 촉진한다. 하지만 다모증은 이 안드로겐의 영향과는 무관하게 털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성장한 것을 말한다.
제모 전문병원인 제이엠에 따르면 다모증은 남녀 모두에게 발생할 수 있으며 전신성 다모증과 국소성 다모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전신성 다모증은 선천적인 것과 후천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선천적 전신성 다모증은 유전인 경우가 많으며 산모가 알콜이나 약물을 복용해 발생하기도 한다. 손바닥, 발바닥, 귀, 입술을 제외하고 명주실처럼 가늘고 긴 털이 전신을 덮고 있는 게 선천적 전신성 다모증이다. 이 경우에는 선천적인 뇌의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후천적 전신성 다모증은 당뇨병이나 다른 대사 이상 질환으로 발생하거나 스테로이드 호르몬제나 고혈압 치료제 등의 약물 복용 후에 발생할 수도 있다. 또 여러 가지 전신성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보통 가는 털이 얼굴에서 시작해서 피부 전체에 균일하게 난다.
국소성 다모증은 주로 모반, 즉 선천적인 원인으로 살갗에 난 갈색 또는 검정색 점과 관련이 있다. 일부 국소성 다모증은 국소 자극이 피부 온도나 혈액 순환을 증가시켜 발생하기도 한다.
털을 제거하는 방법으로는 면도, 탈모제, 털 뽑기, 왁스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는 털을 영구적으로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제모 전문병원에서는 다모증 증세가 심한 여성들에게 영구제모법 시술을 권유한다.
영구제모법의 경우 과거에는 가느다란 침을 모공에 찔러 넣은 후 약한 전류를 흘려 모낭을 파괴하는 전기분해술을 많이 사용했다. 그러나 시간이 오래 걸리고 통증 및 색소침착 등의 부작용이 있어서 요즘은 레이저 빛을 모낭에 쪼이는 레이저제모법을 보편화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치료법을 이용해 5회 정도 치료를 받으면 영구적으로 털을 없앨 수 있다.
레이저를 이용해 털을 제거하면 잦은 면도나 탈모제, 왁스 사용으로 인한 피부손상이나 모낭염을 막을 수 있어서 살결이 한결 매끄러워진다. 시술 비용은 병원에 따라 다르지만 팔을 전체적으로 제모하는 경우는 140만원대(5회 시술)다. 콧수염, 겨드랑이 털 등 국소 부위의 털을 제거하는 시술은 보다 저렴하다.
한국아이닷컴 뉴스부 reporter@hankook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