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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짱 스타는 아무나 되나
[뉴스메이커 2005-01-14 16:00]

할리우드는 어떻게 영화 내용과 분위기에 딱 맞아떨어지는 눈빛과 몸매를 가진 주인공들을 찾아낼 수 있을까.
마치 여주인공의 실제 생활을 화면에 복사한 듯한 착각마저 들게 만드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귀여운 뚱녀 르네 젤위거와 '몬스터'에서 여성 연쇄살인자로 분한 샤를리즈 테론의 변신을 머릿속에 떠올려보자.
미 'LA 타임스'는 새해 들어 1월 3일자에서 제시카 빌(22)과 힐러리 스웽크(30), 제니퍼 가너(32) 등 최근 새 영화에서 멋진 몸을 선보여 관객을 숨죽이게 만든 여배우 3명을 예로 들며 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정답은 바로 정해진 시간 내에 몸을 조각 같이 깎아내거나 아니면 반대로 완전히 부풀려 근육 덩어리를 만드는 능력을 보유한 배우들, 필요한 대로 살 몇㎏은 자유자재로 붙이거나 뺄 수 있는 이들에게 할리우드의 영예가 돌아간다는 것이다. 
영화 '블레이드 3'에서 주인공 블레이드를 위해 싸우다 죽는 뱀파이어 슬레이어인 제시카 빌의 삼각근은 그녀가 등에 메고 나온 활과 화살만큼이나 멋지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권투선수 힐러리 스웽크의 빚은 듯한 등 근육과 미개봉작 '엘렉트라'의 섹시 여전사 제니퍼 가너의 잘 다져진 복근은 어떤가. 말 그대로 하나의 '작품'이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대개 '나도 전문 트레이너를 붙여주고 누군가 식단만 관리해 준다면 저 정도 몸매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할리우드의 유명배우 쯤되면 저마다 개인 트레이너와 영양사 등 상당한 특전이 따르고 몸매 관리를 위해 많은 시간과 자본이 투자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LA타임스'는 돈이 많거나 유명인사라고 해서 노력과 인내가 변수인 '체형의 법칙(the Laws of Physiques)'에서 면제되는 것은 아니며 멋진 몸에 이르는 지름길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타임스는 이와 함께 카멜레온처럼 짧은 기간 몸매 변신에 성공한 배우들이 직접 체험한 '평범한 비법'들을 소개, 눈길을 끌었다.
고통스러운 운동  빌과 스웽크, 가너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몸을 만들었다. 제대로 먹고 열심히 운동하는 방법이다. 먼저 다이어트를 보면, 세 여배우 모두 적정 식사량을 고수하고 하루에 2~3차례 간식도 먹었다. 다만 매끼 정해진 양을 넘지 않게 주의했고 물은 충분히 마셨다.
빌을 블레이드 여전사로 만든 트레이너 보비 스트롬은 '흔히 사람들은 비법이 있을 거라 짐작하고 알려주길 기대하지만 잘못된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스트롬은 "영화는 105파운드(약 47㎏)짜리 말라깽이가 아니라 살과 뼈, 근육으로 이루어진 운동선수 같은 건강한 몸매의 여성을 원했다"며 "약물이나 특수 식이요법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물론 어릴 적 축구선수였으니만큼 빌은 기본적으로 크게 흠잡을 데 없는 체형이었다. 하지만 영화가 요구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녀는 격투기와 킥복싱을 배워야 했고 무거운 역기, 덤벨과 씨름해야 했다. 특히 핵심 근육을 키우고 하체를 탄력 있게 만들기 위해 고문에 가까운 쪼그려뛰기를 매일 몇십분씩 반복해야 했다.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 그녀는 이런 훈련을 하루에 2시간씩 일주일에 5~6일 지속했다. 빌은 스스로 "전에는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을 정도로 힘들게 훈련했고 항상 녹초가 돼 귀가했다"고 고백했다. 그래도 처음 몇 주일은 몸에 아무런 변화가 없어 고통스러웠다는 것이다.   

다이어트  빌의 생활에서 가장 큰 변화는 식단에서 일어났다. 스트롬은 맨 처음 그녀가 중독된 듯 탐닉하던 단것들을 치워버렸다. 처음에는 고통스러웠지만 탕류에 대한 욕구는 시간이 가면서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녀는 또한 스트롬이 짠 식단 프로그램을 지켜나갔다.
스웽크는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 촬영을 불과 9주 앞두고 여자 권투선수로 탈바꿈하는 훈련에 돌입했다. 스웽크는 하루에 4~5시간씩 체육관에서 땀을 흘렸다. 그녀의 트레이너 그랜트 로버트는 채식주의자인 스웽크의 체중을 늘리기 위해 그녀의 식단을 완전히 새로 짰다. 빌이 하루 2000칼로리 이하의 음식을 먹었지만 스웽크는 단백질과 필수지방 위주로 구성된 무려 4000칼로리를 섭취해야만 했다. 그녀는 한밤중에 자다가도 깨어나 그날 하루치 목표 칼로리를 채우기 위한 단백질 음료를 들이켰다. 스웽크는 당시 "침대에 누워서는, '정말 하고 싶지 않다, 내일 아침에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기억했다. 하지만 막상 두 달 뒤 촬영 카메라가 돌아갈 때 그녀 체중은 20파운드(약 9㎏)나 늘어 있었고 가녀린 몸매는 딱딱한 근육질로 바뀌어 있었다. 로버트는 다이어트를 시작했다면 단음식이나 튀긴 스낵을 멀리하고 기름기를 뺀 단백질을 늘려야 하지만 무엇보다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가너의 트레이너인 발레리 워터스는 가너 역시 하루하루 다른 배우들처럼 전쟁을 치르듯이 훈련했다고 전했다. 이달 말 개봉예정인 '엘렉트라'를 준비하기 위해 새벽 3시 45분에 일어나 30분 뒤인 4시 워터스와 1시간 정도 몸을 푸는 기본 운동을 마친 뒤 늦어도 5시 30분까지 머리를 손질하고 화장을 했다. 영화 촬영 작업은 늘 불규칙했기 때문에 밤늦게 잠자리에 드는 일도 흔했다. 그녀는 워터스를 교주인 양 믿었고 그가 짠 식단에 따라 하루 3번 정확한 시간에 식사했다. 게다가 가너는 자신이 뭘 먹는지, 들어 있는 칼로리는 얼마인지 확실히 알기 위해 가능한 직접 요리를 했다.
워터스는 가너와 영화를 보러 갔던 때의 일화를 들려주었다. 영화가 시작되자 주위 관객들이 약속이나 한 듯 팝콘과 사탕을 우물거리고 탄산음료를 마셔대는데, 가너는 조용히 작은 주머니에서 당근을 꺼내더라는 것이다.
워터스는 "그녀라고 새벽 4시에 일어나고 싶겠느냐"고 반문한 뒤 "잠자리에 든 후 몇 시간 만에 일어나는 것은 누구에게나처럼 가너에게도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고 단언했다. 수년째 가너와 인연을 맺고 있는 워터스는 가너가 와인 한잔, 과자 한 조각 먹지 않고 버티는 가장 큰 힘은 자신이 더 나아지고 있다는 믿음이라며 이런 느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보통사람이라면 꾸준히 하루 1시간만 운동해도 충분하다며 다만 아침 일찍 운동 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충고했다. 다이어트에 돌입한 대부분 사람들이 하루 몇 시간씩 운동하면서 제대로 챙겨먹지 않는데, 며칠만 지나면 다른 무엇보다 스스로의 몸이 가장 먼저 여기에 반란을 일으킨다는 주장이다.   
이상연[국제부 기자] lsy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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