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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회질소와 건강

혈관속의 시한폭탄… 중년 여성이 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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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속의 시한폭탄… 중년 여성이 더 위험


혈관 나이 좌우하는 ‘고지혈증’

#40대 중반임에도 20대 못지않은 동안 외모로 주변의 부러움을 받고 있는 주부 박지현(43)씨는 평소 외모만큼이나 신체 건강에 있어서도 자신했지만 얼마 전 병원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간단한 검사를 통해 밝혀진 그녀의 혈관 나이는 실제 나이의 두 배에 가까운 80세. 평소 젊은 외모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던 그녀지만 몸 속 혈관 건강에는 소홀했던 것이 문제였다.

◇여성에게 더 위험한 고지혈증= 혈액 속에 있는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등의 지질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상태를 의미하는 고지혈증은 잦은 회식으로 인한 음주와 기름진 음식, 흡연 등에 노출된 남성들의 대표적 질환 중 하나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년 여성, 특히 폐경기에 접어드는 50세 전후 여성들의 경우 콜레스테롤 수치가 같은 연령대의 남성과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더 높아지기도 해 여성에게 고지혈증은 더욱 주위를 요하는 질환이다.

고지혈증이 여성에게 많이 발병하는 이유는 여성의 심혈관 질환 발병이 호르몬 분비와 연관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성의 몸에 있는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호르몬은 혈청 지방 및 지방 단백에 영향을 미쳐 총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H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고지혈증 및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폐경기에 접어들면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급격히 줄어들게 되고 자연스레 고지혈증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실제 고지혈증으로 진료를 받은 중년 여성은 2005년 13만명에서 2009년 28만명으로 지난 4년간 두 배 이상 급격하게 증가했고 대표적 심혈관 질환인 뇌졸중 등의 뇌혈관질환으로 사망하는 여성 수는 10만명당 53.2명으로 남성의 50.8명에 앞서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최근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년 여성 중 고지혈증과 죽상동맥경화증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비율은 각각 20.1%와 10.6%에 불과했으며 고지혈증과 죽상동맥경화증, 고지혈증과 심혈관 질환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고 있는 중년 여성은 각각 10.2%와 9.8%에 그쳤다. 따라서 고지혈증이 죽상동맥경화증 혹은 사망으로 이를 수 있는 심혈관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상관관계와 각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심완주 고대안암병원 교수(순환기내과)는 “젊은 여성과 달리 폐경기 후의 중년 여성들은 가슴이 갑갑하거나 애매모호한 불쾌감, 호흡곤란 등을 경험했을 때 이를 갱년기 증상의 하나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심장이나 혈관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예방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식이+운동요법+치료제로 극복 가능= 고지혈증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혈관 벽을 손상시켜 동맥경화증을 진행시키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또한 우리나라 사망률 2위인 뇌혈관 질환, 3위인 심장 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에 고지혈증, 동맥경화, 심혈관 질환 위험 등 3가지를 모두 아우르는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콜레스테롤은 주로 간에서 합성되기 때문에 고위험군일수록 식이요법과 운동요법만으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동시에 HDL 콜레스테롤을 높여주는 콜레스테롤 밸런스를 조절해주고 동맥경화, 심혈관 질환으로의 진행을 막아주는 치료제를 통해 혈관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이철환 서울아산병원 교수(심장내과)는 “고지혈증 치료는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콜레스테롤 밸런스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죽상동맥경화증과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라면서 “심혈관 질환으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고혈압, 당뇨뿐 아니라 고지혈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때 스타틴이 우수한 약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수 쿠키건강 기자 ju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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