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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마른비만

마른 내가 고지혈증?…탄수화물편식땐 혈당증가 중성지방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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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내가 고지혈증?…탄수화물편식땐 혈당증가 중성지방 늘려
[국민일보 2004-12-12 16:42]

기업 임원 K씨(여·40)는 최근 직장 건강검진 결과,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진단을 받고 깜짝 놀랐다. 키 170㎝에 몸무게 44㎏. 한눈에 봐도 마른듯한 체형인데다 평소 육류나 기름기 많은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터라 콜레스테롤치가 높을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비만 인구가 늘면서 체내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많은 고지혈증 환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K씨처럼 표준 체중에 못미치더라도 고지혈증이 올 수 있고,육류를 적게 먹거나 기피하더라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콜레스테롤의 역할과 정체=혈액 속에는 고밀도 지단백(HDL)과 저밀도지단백(LDL),중성 지방 등 세가지 지방질이 있다. 이중 혈관벽에 기름때를 쌓이게 하는 주범은 LDL과 중성 지방. 다시 말하면 ‘나쁜 콜레스테롤’인 셈이다. 반면 HDL은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에 축적되는 것을 막아주는 ‘좋은 콜레스테롤’이다. 따라서 LDL과 중성 지방수치는 적을수록,HDL은 많을수록 좋다.
LDL은 130㎎/㎗미만으로,HDL은 40㎎/㎗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LDL이 220㎎/㎗이상,HDL이 35㎎/㎗이하면 동맥경화나 협심증,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현저히 높아진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철환 교수는 “일반적으로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240㎎/㎗를 넘으면 고 콜레스테롤,중성 지방이 250㎎/㎗를 넘으면 고 중성지방혈증에 해당된다”면서 “콜레스테롤이 300인 사람은 200인 사람보다 동맥경화 등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4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고지혈증은 대부분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음식의 과다 섭취와 운동 부족이 원인. 이 교수는 그러나 “표준 체중에 미달되는데도 고지혈증 판정을 받았다면 잘못된 식습관이나 유전적 요인,다른 질병의 2차 증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면서 “이런 ‘마른체형 고지혈증’ 징후를 보이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자각이 힘들고 관리 및 치료가 늦어져 응급 상황을 초래할 위험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탄수화물 편식,중성 지방 수치 높여=마른 체격임에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혹시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식단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단 음식이나 밥 등 탄수화물 섭취가 지나치게 많으면 혈당 수치가 올라가고,중성 지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강남 베스트클리닉 이승남 박사는 “인체는 탄수화물 당을 에너지로 전환시키기 위해 인슐린을 분비하는데,이러한 음식을 계속 먹어주면 탄수화물 당에 대한 인슐린 불감증이 생겨 지방을 저장하는 쪽으로 대사가 적응해간다”면서 “특히 중성 지방은 LDL보다 더 많은 콜레스테롤을 함유하기 때문에 혈액속에 오래 머무르고,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를 유발해 심장 혈관을 막는 주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탄수화물 중에서도 삼백(三白)식품 즉,흰쌀밥·제분된 밀가루·정제된 설탕 등이 가장 위험하다.
◇‘마른 비만’형도 위험군=체질량 지수(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는 정상이거나 미달인 반면,근육량은 적고 체지방량이 과도한 이른바 ‘마른 비만형’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 수 있다.
정상인의 체중 가운데 남성 10∼18%,여성 20∼25%를 체지방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체지방 비율이 남성 25%,여성 30%를 넘으면 치료가 필요한 ‘마른 비만’에 해당된다. 운동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불규칙한 식생활을 하는 직장인,무분별한 다이어트를 여러차례 시도한 경험이 있는 젊은 여성들에게 특히 많다. 이들은 다른 신체 부위는 빈약하지만 아랫배가 볼록 나오고 근육량이 적어 살집이 물컹한 것이 특징.
이 박사는 “특히 체지방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여성의 경우,칼로리 제한에만 급급한 다이어트를 할 경우 기초 대사량이 저하되고 잉여 에너지가 늘면서 콜레스테롤 축적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기타=일반적으로 500명 중 1명은 유전으로 인한 ‘가족성 고지혈증’을 앓고 있다. 또 당뇨병이나 신장 질환으로 인해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상승하기도 한다. 따라서 체형이나 식습관 등에 별 문제가 없는데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가족력이나 다른 질병 유무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또 중년 이후에는 체형에 관계없이 남녀 모두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진다. 특히 폐경기 여성들은 같은 연령대의 남성보다 훨씬 높아진다. 그밖에 과음 습관이나 스트레스 역시 중성 지방을 늘리는 요인들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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