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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알고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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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알고 마시자

 산이나 숲에 가서 그곳이 정말 청정한 곳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위에 낀 이끼를 보는 것이다. 이끼 중에 우산이끼가 있다면 그곳은 일급 청정지역이다. 그래서 서울 변두리의 산에 가면 우산이끼가 없고 그냥 시퍼런 일반이끼들만 있다.
 강원도 태백에는 검룡소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 산에 올라가는 길 주변의 바위에는 우산이끼가 참 많다. 그리고 우산나물도 많다. 어떤 할머니가 우산나물을 따려다가 산삼을 발견했는데 수십 뿌리를 캐는 행운을 얻었단다.
 아무튼 검룡소는 바닥을 알 수 없는 깊은 샘에서 솟아오르는 맑은 물이 작은 연못을 이룬 곳인데 여기가 바로 한강이 시작되는 발원지다. 물이 얼마나 차고 맛있는지 수정을 녹여 만든 물 같다. 시판되고 있는 생수들과는 비교가 안 된다. 바가지로 거푸 마시면서 이런 물이 그대로 집집의 수도꼭지에서 쏟아지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우리가 마시는 물의 원조는 이처럼 깨끗한데 정작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사람은 없다. 생수를 사 마시든지 정수기로 거르든지 아니면 끓여서라도 마신다. 그런데 이웃 일본의 경우이긴 하지만 시판되는 생수와 수돗물을 분석해서 비교해봤더니 그 성분이 별로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비싼 돈 주고 사마시는 생수가 싼 수돗물보다 특별히 영양가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말인데 수돗물을 잘 끓여 마시면 생수보다 더 나은 물을 먹을 수 있다.
 단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우선 물을 끓일 때는 반드시 뚜껑을 열고 끓이는데 끓기 시작해서 15분은 더 끓여야 한다. 이래야 물 속에 녹아있는 염소 같은 성분들이 공기 중으로 날아간다. 사실 염소는 살균력은 좋지만 몸에는 그다지 좋지 않다. 그래서 방금 받은 수돗물에 손가락을 담그면 손가락 세포가 많이 죽는다. 그런데도 우리가 수돗물에 몸을 담가도 멀쩡한 것은 그 이상으로 새 세포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구 선진국에서는 염소 대신 오존 소독을 하는데 우리가 이걸 못하는 이유는 오로지 비용이 비싸서다.
 그리고 수돗물을 끓일 때는 반드시 보리차나 옥수수차, 결명자차 같은 볶은 곡물을 넣고 끓여야 한다. 이런 것들을 탄화곡식이라 하는데 물 속의 중금속이나 불순물이 이 탄화곡식에 달라붙게 해서 정화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90% 이상이 흡착되니 웬만한 정수기 역할을 다 하는 셈이다. 물론 곡물에서 미네랄이 녹아 나와 좋은 물을 만드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있다.
 참고로 몸이 찬 냉 체질은 옥수수차가 좋고 더운 열 체질은 보리차나 결명자차가 좋다. 이렇게 끓인 물을 차게 식혀 마시면 굳이 비싼 생수 사마실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약수도 무지 좋아한다. 그런데 위가 좋지 않은 사람이 아침 빈속에 차가운 약수를 매일 마시면 위가 냉해져서 소화기능이 더 나빠질 수도 있으니 무조건 약수가 누구에게나 좋은 건 아니다. 게다가 이제는 약수도 믿을 게 못되는 것 같다. 어느 약수터에 이런 팻말이 실제로 붙어있다. '끓여서 드세요.'  
< 명지대 사회교육원 노화비만과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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