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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식탁, 푸른 건강, 푸른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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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식탁, 푸른 건강, 푸른 미소


‘올해는 채식을 하자!’
소크라테스, 셰익스피어, 아인슈타인, 슈바이처 등 세계적인 철학자, 문학가, 과학자, 의사 대부분이 채식주의자였다. 할리우드의 세계적인 스타 리처드 기어, 브래드 피트, 현존하는 비틀즈의 멤버 모두 채식주의자다. 어디 그뿐인가? 세계 철인여성대회에서 6번이나 우승한 루스 하이드리히, 메이저리그의 홈런왕 행크 아론도 채식주의자다.
국내에서도 탤런트 송일국, 영화배우 장미희, 국악인 안숙선, 패션디자이너 진태옥씨 등등이 채식을 실천하고 있다.
이쯤 늘어놓으면 슬며시 채식을 하고 싶지 않은가.
‘사실 고기가 맛있지? 그까짓 풀뿌리가 무슨 맛이야?’ 하는 이들도 있다. 맞는 말이다. 각종 조미료와 감미료에 길들여진 우리의 입맛은 채소 그 자체의 맛을 느끼기에는 너무 탁해졌다. 또 있다. 대한민국에서 채식을 한다는 것은 불편과 편견을 감수해야 한다. 요즘 간간이 채식식당이 생겨났다고는 하지만 어디 가서 손쉽게 식사를 할 수 있는가. 또 각종 회식자리에서 ‘고기 안 먹는데요?’라고 했다가는 ‘왕따’ 당하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올해부터는 채식을 실천하자!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하게 잘 사는 것이 진짜 중요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장수(長壽)’도 중요하지만 ‘웰빙’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웰빙바람 타고 채식인구 급증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 채식애호가들은 종교적 이유로 채식을 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웰빙 바람과 함께 일반인들도 채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여름 외식업계의 히트 품목으로 ‘채식뷔페’ ‘샐러드바’ ‘묵은지 요리’가 꼽힐 정도였다.
채식관련 인터넷 사이트와 카페만도 수십개에 이르고, 서울에만 채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50여곳에 이른다. 여기에다 10여개 브랜드에 달하는 ‘죽집’과 각종 ‘샐러드바’ 등을 포함하면 우유와 계란은 물론 벌꿀 등 모든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완전 채식인(Vegan)’이라 하더라도 식당을 찾아 헤맬 일은 없다.
#그들은 왜 채식을 할까?
50대의 신신원씨는 당뇨 합병증으로 시력이 나빠지고 오른쪽 팔 다리가 마비되는 뇌졸중을 겪었다. 지난해 3월부터 채식을 시작한 신씨는 채식 시작 7개월 만에 200㎎/dl 근처까지 가던 혈당이 120 정도로 떨어졌다. 혈압도 150mmHg 근처였지만 현재는 110 정도로 좋아졌다.
20대 중반의 회사원 김미란씨는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채식에 돌입했다. 그녀는 채식 시작 3개월 만에 5㎏을 감량했다. 녹색연합 채식모임 ‘베지투스(vegetus)’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선우씨는 1999년 돼지 도살 장면을 목격하고 채식을 선언했다. “말 못하고 죽어가는 짐승의 처지나 강자의 폭력 앞에 힘없이 스러져야 하는 인간이나 ‘생명’이라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라는 생각에서였다. 그가 채식을 하게 된 배경에는 바로 ‘생명윤리’라는 철학이 깔려있는 셈이다.
#채식에 대한 오해 몇가지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다. 인체의 에너지원인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 등 필수 아미노산은 9가지. 채식만으로 이같은 에너지를 모두 충당할 수 있을까? 고기를 먹어야 힘을 쓰는 거 아닌가? 이같은 질문에 삼육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송숙자 교수는 “모든 야채에 그 양에서 차이가 있을 뿐 필수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있다. 곡·채식을 적정량 섭취하는 한 아미노산의 결핍은 없다”고 말했다.
3년째 채식을 실천하고 있는 40대의 이수형씨는 채식만 하고도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채식만 하면 문 열 힘이나 있을까’ 하는 오해를 깨끗이 해소해버린 한 예다.
채식만 하면 빈혈에 잘 걸린다는 것도 낭설이다. 건강상 이유로 채식을 시작한 40대 주부 박연정씨는 아침은 고구마와 제철 과일, 점심은 검은콩, 기장, 조, 율무 등을 섞은 현미밥을 먹는다. 반찬은 배추, 상추 등 야채가 전부다.
국도 무청, 다시마 등을 곁들인 된장국을 주로 먹는다. 이때 멸치를 먹는데, 멸치는 박씨가 유일하게 먹는 고기류인 셈이다. 빈혈 걱정에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모두 정상이었다고 말했다.
근래의 웰빙 열풍과 함께 식탁에도 녹색바람이 불고 있다. 어떤 사람은 건강을 이유로, 또 어떤 사람은 예쁘고 날씬해지기 위해 채식을 한다. 채식에 깊이 빠진 사람들 중에는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지구환경과 생명을 생각하고 그런 철학을 생활화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개인의 건강이 곧 지구의 건강이고,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생명 전체에 대한 존엄성의 바탕이 된다고 생각한다.
채식이든, 육식이든 식습관은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이다. 그러나 우리 몸은 건강한 먹거리, 몸에 좋지 않은 것은 가려 먹기를 원한다. 더군다나 인간의 수명이 기본적으로 80년 이상 주어진 마당에 젊고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일은 무엇보다 가치있는 일이다. 요즘 사람들이 ‘장수’보다 ‘안티에이징(Antiaging)’, 즉 노화방지에 목숨을 거는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젊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오늘부터 채식을 실천하자!
〈글 김후남기자 k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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