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이어트/다이어트&운동&건강

[몸튼튼건강TIP] 잠-건강의 비밀

반응형

잠-건강의 비밀

 
숙면은 무엇보다 뇌에 좋다. 푹 자는 사이에 뇌세포가 연결망을 강화해 기억력이 높아지고, 필요 없는 입력 정보는 삭제되는 것이다.  
 
잠 못 드는 사람이 늘고 있다. 2006년 연말 계명대 동산병원 조용원 교수(수면클리닉)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성인 남녀의 수면 장애 유병률은 27.6%였다. 100명 중 28명의 잠자리가 뒤숭숭했던 것이다. 문제는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더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코골이로 고생하는 30~50대 남성과 불면증으로 고초를 겪는 40~50대 여성 환자가 자주 찾아온다”라고 <수면 전문의가 들려주는 머리가 좋아지는 수면>을 쓴 신홍범 원장(코모키수면센터 원장)은 말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수면재단 자료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40%가 평일에 7시간 이하의 수면을 취하고, 60% 정도는 일주일에 여러 번 불면증을 겪는다. 그 덕에 미소 짓는 사람도 늘고 있다. 수면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다. 지난 연말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수면 산업 규모가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그 기사에 따르면, 이미 미국에서는 수면제와 1000개가 넘는 수면 클리닉, 숙면을 돕는 침구와 허브, 소음 차단 설비 등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도 별반 다르지 않다. 숙면에 도움을 주는 베개와 이불, 양말·화장품·허브·숙면 유도기 등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도대체 잠이 뭐기에 이처럼 불면증 환자에게는 고통을, 수면 산업 종사자에게는 웃음을 주는 걸까.    

잠이 과학인 이유

눈을 감기만 해도 스르르 빠져드는 탓에 잠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잠은 알면 알수록 오묘하고 신기하다. 잠은 크게 두 단계로 구분된다. 논렘(Non Rem) 수면과 렘(Rem) 수면이다. 사람은 서서히 잠에 들지 않고 마치 동해안이 푹 꺼지듯이 잠에 빠진다. 논렘 상태가 대륙붕이라면 렘 상태는 심해라 할 수 있다. 논렘 수면(논렘)은 다시 1~4단계로 구분되는데, 1단계는 가장 얕은 수면 단계로 안구가 천천히 움직인다. 2단계에서는 안구가 위로 올라가 움직이지 않게 되고, 맥박과 호흡도 느려진다. 3, 4단계에서는 뇌파상에 진폭이 느린 커다란 파장이 일어난다.

논렘은 보통 90분간 진행되고 이어서 렘이 나타난다. 이때 논렘에서는 움직이지 않던 안구가 마치 뭔가를 쫓는 것처럼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근육의 긴장도도 뚝 떨어져서 몸이 축 처진다. 사람은 보통 렘 상태에서 꿈을 꾼다. 신기한 사실은 렘이 몇 분간 지속되다가 논렘으로 되돌아온다는 점이다. 약 90분 단위로 논렘과 렘 수면(렘)이 교차하는데, 렘은 새벽을 향해 갈수록 시간이 점점 늘어나 새벽녘에는 30~60분 정도 유지된다.

논렘은 신체 회복에 꼭 필요한 수면이다. 호르몬 분비도 논렘에서 이루어진다. 면역 작용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반면, 렘은 뇌의 단백질 합성을 늘려서 전날 보고 들은 정보를 정리하고 기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새벽녘에 잠을 충분히 자야 학습 능률이 오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렘 상태에서는 도망치거나 남을 때리는 꿈을 꿔도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근육의 긴장도가 뚝 떨어져 있는 탓이다. 하지만 전체 인구의 약 0.5%가 근육 마비가 덜 된 탓에 꿈을 꾸는 중에도 움직인다. 그 결과는 ‘렘수면 행동장애’라 해서 주로 폭력적으로 나타난다. 자다가 옆 사람을 때리거나 걷어차서 신체적 손상을 입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바보야, 문제는 불면이야

<잠이 인간을 바꾼다>를 쓴 한진규 원장(서울수면센터)은 “성공을 원하면 잠부터 푹 자라”고 말한다. 충분한 수면이 적당한 식사와 운동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수면은 뇌에도 이롭다. 기억은 뇌세포들이 연결망을 강화하는 과정을 통해 향상된다. 그런데 잠이 그 연결망을 강화해주는 것이다. 잠은 뇌의 ‘삭제’를 돕기도 한다. 그날그날 입력된 감정이나 생각, 느낌 중에서 필요 없는 정보를 수면 중에 지워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가치 있는 잠을 제대로 못 자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머리가 띵하거나, 점심 식사 뒤 몸이 축 늘어지거나, 운전 중 최면에 걸린 듯한 기분이 들거나, 온몸이 뻐근해지는 증세는 모두 수면 부족으로 인한 것이다. “필요한 수면보다 1시간 정도만 적게 자도, 다음 날 일의 능률이 30% 이상 떨어진다”라고 한 원장은 말했다.

그 정도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잠 못 이루는 밤이 늘수록 고생이다. 우선, 각종 세균과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놀랍게도 잠이 부족하면 인간의 면역 체계도 함께 졸기 때문에 감염원을 물리칠 힘이 달리게 된다. 그 탓에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종합해 보면, 수면 부족은 당뇨병·고혈압·비만 등의 발병을 부채질하거나 악화시킨다. 경제적·사회적 손실도 이만저만 크지 않아서, 졸음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연간 460억 달러로 추정된다. 인명 사망도 2000명 정도로, 결코 적지 않다. 

나에게 필요한 수면 시간은?

1970년대만 해도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여덟 시간이 넘었을 가능성이 높다. 텔레비전도 드물고 컴퓨터가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통금까지 엄존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텔레비전과 컴퓨터 탓에 일곱 시간만 자도 푹 잔 듯한 느낌이 든다. 신홍범 원장에 따르면, 한국 성인들의 평균 수면 시간은 채 여섯 시간이 안 된다. 그러나 그 시간이 모두에게 짧고 해로운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잠자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수면 시간은 유전적으로 결정된다”라고 신 원장은 말했다. 각자에게 정해진 수면 시간이 있다는 말이다. 그것을 어떻게 파악할까.

간단하다. 쉬는 날에 푹 자고 일어나, 몇 시에 자고 몇 시에 일어났는지 파악만 하면 된다. 만약 평일보다 두세 시간 더 잤다면 당신은 그만큼 잠이 모자라는 셈이다. 한진규 원장(서울수면센터)은 좀더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우선, 가장 쉽게 잠들 수 있는 시간을 ‘수면 시작 시간’으로 정한다. 가능하면 아침에 일어나야 하는 시간의 여덟 시간 전이 좋다. 예컨대 7시에 일어나야 하면 밤 11시가 시작 시간이 된다.

일주일 동안 그 시간을 지키며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매일 기록한다(하루 이틀 더 일찍 깨거나, 더 늦게 깰 수 있지만 무시해라). 만약 알람 시계 없이 그 시간에 일어나기 힘들거나, 온종일 피곤하면 수면 시간이 부족하다는 증거다. 일주일 후에도 증세가 여전하면 15~30분 정도 더 일찍 잠자리에 든다. 반대로 일주일 내내 더 일찍 깬다면 15~30분 정도 늦게 잠든다. 이 상태를 잘 조정하면 자신의 적정 수면 시간을 파악할 수 있고, 덕분에 남은 인생을 좀더 가치 있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은 까닭

과거에는 밤 10시에 라디오를 틀면 청소년의 귀가를 권유하는 멘트가 나왔다. 그러나 이제 밤 10시는 열띤 눈으로 미니시리즈를 보거나, 낄낄거리며 연예 프로를 시청하는 시간대를 의미한다. 컴퓨터는 텔레비전보다 더 ‘자극적인 덫’으로 올빼미족을 유혹한다. 밝은 조명도 문제다. 인류는 꽤 오랫동안 낮에는 환하게, 밤에는 어둑어둑하게 살아왔다. 당연히 인간의 생체 리듬은 거기에 맞게 진화해왔다. 어둠은 인체로 하여금 멜라토닌이란 호르몬을 분비시켜 우리를 안락한 잠의 세계로 안내한다. 그렇지만 조명이 지나치게 밝으면 멜라토닌은 좀처럼 분비되지 않는다. 

수면 장애를 유발하는 ‘내부 방해꾼’도 적지 않다. 불면증, 수면 과다증,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 사건 수면 등이 여기에 속한다. ‘불면증’은 수면 시간이 양적으로 부족한 상태를 뜻한다. 입면장애(좀처럼 잠들기가 어려운 상태)·숙면장애(잠이 들긴 해도 숙면하지 못하는 상태)·각성(지나치게 일찍 깨어나는 것)이 여기에 속한다. 불면증의 원인은 안타깝게도 한둘이 아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 같은 나쁜 습관과 불면증에 대한 오해, 그리고 스트레스, 복용하는 약 등이 그것이다. 하지불안증후군도 불면증을 유발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걸어다닐 때에는 멀쩡하던 다리가 잠들기만 하면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불쾌감을 주는 증세를 말한다.   

‘수면 과다증’은 너무 잠이 많이 와서 탈인 질환이다. 대표 질환이 기면증이다. 이 질환은 계속해 졸음이 몰려와 결국 참지 못하고 잠들게 된다. 자기도 모르게 갑자기 잠에 빠진다고 해서 ‘수면 발작’이라 부르기도 한다. 막 잠들기 전에 환각, 꿈, 수면 마비 따위 증세를 동반하기도 한다. 외부 시간과 생체 시간이 어긋나 발생하는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로는 하루종일 졸리는 시차증후군과 야간 근무자의 수면장애가 있다. ‘사건 수면’은 수면 중에 혹은 수면과 각성의 이행 시 발생하는 문제 행동을 말한다. 몽유병과 야경증(밤 소리지름)·야뇨증이 대표 질환이다.

어떻게 해야 잘 잘까?

수면 전문가들이 권하는 방법은 비슷하다. “수면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적당히 먹고, 운동하라. 그리고 수면 습관을 바꿔라!” 과일·푸성귀 같은 야채와 간·달걀·선지·아몬드·치즈·우유 등이 숙면에 도움이 되는 식품이다. “저녁 식사에 닭고기와 생선, 두부 같은 음식을 섭취해도 숙면에 쉽게 빠진다”라고 한진규 원장은 말한다. 반면 당분이 많은 음식, 하얀색 빵, 카페인 음료, 알코올, 담배 등은 당신의 잠을 좀먹는다.

가볍더라도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생활 습관을 바꿔본다. 매일 일정한 속도로 20분 이상 걸으면 근육과 말초신경이 자극되어 뇌가 활성화되고, 그 덕에 베타 엔도르핀·도파민 등 몸에 이로운 호르몬이 분비되어 숙면에 좋다. 밝은 태양 아래 산책을 해도 이롭다. “햇빛을 듬뿍 받으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는데, 이렇게 아낀 멜라토닌이 밤에 충분히 분비되어 쉽게 깊은 잠에 빠지도록 돕는다”라고 조용원 교수는 말했다.
허벌라이프 건강 다이어트 무료상담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