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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리의 정체] 밥 안먹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하나? "굶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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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리의 정체] 밥 안먹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하나? "굶겨라"

 

밥 안먹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하나? "굶겨라"
 
[주간조선 2004-08-06 17:31]
 
 
유아요리책 ‘First Meals’ 저자 애나벨 카멜 “단 음식 주면 입맛 까다로워져” 경고
“아이가 음식을 잘 먹지 않더라도 항복하지 말고 버텨야 합니다. 안 먹는다고 단 것을 주면 정말 싸움에서 지는 거예요. 아이가 배가 고파지면 결국 먹게 돼 있습니다.”
잘 안 먹는 아이, 밥 투정하는 아이에게 엄마는 굴복하기 쉽다. 아이가 5세 미만의 유아일수록 더욱 마음이 약해지게 마련. 안 먹고 울며 투정하는 아이와의 ‘식탁 전쟁’은, 많은 경우 지친 엄마들이 달콤한 간식을 내밀며 ‘휴전’을 제안함으로써 막을 내린다.
그러나 베스트셀러 유아용 요리책 ‘첫 식사(First Meals)’의 저자인 애나벨 카멜은 “그러려면 차라리 먹이지 말라”고 단호히 말한다. 건강식을 잘 안 먹는다고 잘 먹을 만한 것만 줘 버릇하면 아이의 입맛을 버릴 뿐 아니라 아이의 인생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이다. “갓 태어난 아이의 입맛은 백지 상태에서 출발”하며 “모든 것은 훈련시키기 나름”라는 것이 ‘식탁 전쟁’에서 당당히 승리한 그녀의 주장이다.
그러나 카멜도 처음부터 식탁에서 승승장구 이기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보도에 따르면 하프 연주가였던 그녀가 밀리언셀러 작가로 다시 태어나기까지는 ‘실패한 엄마’로서의 아픈 과거가 있었다. 그녀의 첫 아이인 딸 나타샤가 생후 3개월 때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나타샤의 갑작스런 죽음은 평화롭던 카멜의 삶을 온통 뒤흔들어 놓았고, 그녀는 슬픔에 빠져 더이상 하프 연주를 계속할 수 없을 지경에 빠졌다.
카멜은 나타샤를 잊기 위해 1년 뒤 아들 니컬러스를 낳았다. 첫 아이를 잃은 경험이 있는 터라 아들이 건강하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웬일인지 니컬러스는 뭐든 잘 먹지를 않았다. 카멜의 말에 따르면 “어린 애가 이토록 고집이 셀 수 있다니 믿을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카멜은 좋은 식사가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 유일한 방법이라 믿었고, 이후 아이를 유혹할 새로운 요리를 만드느라 주방에서 몇 시간씩 씨름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잘 먹지 않는 건 니컬러스만이 아니었다. 카멜은 어린이방을 통해 대부분의 엄마들이 아이들을 먹이려고 씨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카멜이 개발한 조리법은 다른 엄마들에게도 인기가 높았고, 그들은 그 내용을 책으로 쓰지 그러냐고 카멜을 부추겼다. 그녀는 책을 쓰는 일이 나타샤의 죽음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겠다 싶어 ‘우리 엄마나 친한 친구들이 한 부 사주겠지’하는 정도의 마음으로 요리책 집필에 착수했다. 그 결과물이 1999년 출간된 지 석 달 만에 동이 나고 전세계적으로 100만부 이상 팔려나간 5세 미만 유아용 요리책 ‘첫 식사’다.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그녀는 90가지 새 조리법이 담긴 개정판 출간을 앞두고 있다.
카멜의 책에서 엄마들이 ‘아이에게 무엇을 먹여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어느 정도 얻을 수 있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공들여 건강식을 만들었는데 아이가 잘 안 먹는다면 그땐 어쩌란 말인가. 끼니 때마다 숟가락을 들고 식탁에서 아기와 씨름할 엄마들을 위해, 그녀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안 먹는 아이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노하우’를 공개했다.
잘 안 먹는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나?
“절대 굴복해선 안 된다. 애들은 결국 배가 고프면 먹게 되어 있다. 사실 갓 태어난 아기들은 달고 짠 음식에 익숙지 않다. 아기들이 그런 음식을 좋아하게 만드는 건 우리들이다. 가능한 어릴 때부터 좋은 음식을 먹도록 훈련시키는 것이 좋다.”
추천하는 음식은?
“처음부터 신선한 음식을 먹이면 입맛도 까다로워지지 않고, 자라서도 제대로 조리된 음식의 맛을 알게 된다. 병에 든 유아식은 고온 살균되기 때문에 신선한 식품과 맛이 좀 다르다. 그런 음식을 먹던 아기를 일반 음식으로 ‘전환’시키는 것은 힘든 일이고, 그래서 아이가 잘 안 먹게 된다. 으깬 바나나 같은 것은 몇 분 만에 만들 수 있는 훌륭한 아기 음식이다. 어릴 때 더 다양한 음식을 먹일수록 나중에 덜 까다로워진다고 생각한다.”

 
시기적으로는?

 
“5세 미만일 때 시작하는 게 좋다. 어릴수록 입맛도 더 순하다.”
부모가 응석을 많이 받아줘도 아이 입맛이 까다로워지나?
“아주 많이 그렇다.”
건강식은 어떻게 먹게 만드나?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아이들이 가장 배고파할 때다. 그런데 그때 부모들은 아이에게 과자를 준다. 이 때야말로 바나나나 참치 요리 같은 건강식을 먹일 적기다. 냉장고 속 낮은 선반에 항상 아이를 위한 것을 놓아 둬라. 깎아 놓은 과일, 치즈 조각, 잘라놓은 야채 같은 것을 먹음직스럽게 놓아 두면 좋다. 과일 바구니를 통째로 두면 아이에겐 ‘접근 불가능’이다. 한 발 앞서 생각해야 한다. 가끔 아이들은 끼니 때보다 그 사이 사이에 더 많이 먹는다.”
아이가 새로운 음식은 전혀 안 먹으려 한다면?
“내 책에는 ‘야채를 숨긴 토마토 소스’ 조리법이 있다. 아이들이 대부분 좋아하는 파스타와 잘 어울리는 소스인데, 온갖 야채를 안 보이게 갈아넣어서 아이들은 야채가 들었는지 모른다. 만일 아이가 야채를 안 좋아한다면 야채를 갈거나 짜서 아이스캔디바에 넣겠다. 또 아이 눈을 가리고 ‘이 음식이 뭔지 맞혀 보라’는 식의 놀이를 할 수도 있다. ‘이거 안 먹으면 TV 못 본다’ ‘이거 먹어야 디저트 준다’ 식의 협박으로 무섭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음식이 ‘벌’이나 ‘상’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비만 때문에) 아이들 음식 칼로리를 계산하는 부모들도 있는데.
“그런 건 문제다. 음식 양을 제한하기보다는 식사를 건강식으로 바꿔야 한다. 자전거 타기처럼 온가족이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들에게 채식을 시키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존중은 하지만, 섬유소가 많은 채식은 어른에게 좋지 아이에겐 나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이들은 위가 작아서 섬유소를 너무 많이 섭취하면 좋지 않다. 섬유소는 영양소를 몸 밖으로 배출하는 것을 돕고, 체내 수분을 감소시킨다.”
붉은 고기를 먹는 것은 어떤가?
“나는 엄청난 육식 옹호자다. 철분을 얻는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이다. 많은 아이들이 고기를 잘 먹지 않는 것은 잘못된 방식으로 조리됐기 때문이라고 본다. 아이들은 덩어리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볼로네스 스파게티 소스를 만들 때 고기를 갈아서 넣는다.”
아이를 먹이는 방식에 있어서 어떤 문화권을 존중하나?
“지중해식이다. 그들은 아이들에게 자기들이 먹는 것을 거의 그대로 주는 경향이 있다. 영국과 미국에선 보통 밀가루에 설탕과 버터 등을 섞어서 공룡 모양으로 만든 것을 유아식이라고 이름붙이는 것 같다.”
이자연 조선일보 국제부 기자(ach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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