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의 공격이 거세지고 있다. 검버섯, 기미 환자는 물론 피부암 환자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대한피부과학회가 지난 10년간 피부질환자를 분석한 결과 20, 30대 젊은층의 환자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은 잦은 야외 활동과 자외선 차단에 대한 무관심으로 피부암 환자가 10년 새 5배나 증가했다.
자외선은 여성만의 적이 아니다. 이제 남성들도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지켜야 할 때다.
# 피부의 적, 자외선
많은 사람들이 자외선과 햇빛을 동의어로 생각하고 있다. 태양광선은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인체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적외선과 자외선이다.
적외선은 인체의 저항력을 강화하고 통증을 진정시켜 피부 질환 치료에 쓰이기도 하지만 자외선은 피부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특히 자외선 A와 B는 진피층을 손상시키고 피부에 화상을 입히거나 피부암의 원인이 된다.
대한피부과학회가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전국 20개 대학병원을 찾은 1만9339명의 피부암 검버섯 기미 환자를 분석한 결과 피부암은 1995년 777명에서 2005년에 1712명, 검버섯은 2388명에서 4621명으로 각각 두 배가량 늘었다.
특히 20, 30대 피부암 환자의 증가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1995년 9명이던 피부암 환자가 2005년에는 46명으로 5배 증가했다. 학회 측은 “여성에 비해 남성은 스포츠 등 야외 활동이 많은 데다 자외선 차단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자외선, 피부 질환자에겐 독
피부암 등 피부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자외선은 치명적이다. 멜라닌 세포가 소실돼 피부에 흰 반점이 생기는 백반증 환자는 일광 손상에 대한 저항력 감소로 화상을 입거나 염증이 생기기 쉬워 자외선 차단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병변 부위가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부득이한 경우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준다.
여드름 환자도 자외선 차단은 필수다. 자외선은 여드름을 악화하는 요인이 되는데, 자외선을 많이 쬐면 여드름 흉터 부위가 시커멓게 변하기도 한다.
아토피성피부염, 광과민증, 혼반성 낭창(루프스), 단순 포진 등 피부 질환자들도 자외선 노출을 조심해야 한다. 또 항생제, 이뇨제, 혈당강하제 등을 복용하거나 염색약을 사용했다면 자외선 노출로 광독성 혹은 광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 자외선을 피하자
피부 질환을 예방하려면 자외선 노출을 피하는 게 최선이다. 하루 중 자외선이 가장 강한 시간대인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 사이에는 외출을 삼가는 편이 좋다. 굳이 나가야 한다면 선글라스, 모자, 양산 등 자외선 차단막을 이용한다.
자외선 관련 피부 질환을 피하기 위해서는 평소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주는 것도 중요하다. ‘SPF’라고 표시된 차단제는 피부 화상과 피부암의 원인이 되는 자외선B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평소에는 SPF 15 정도가 무난하고, 야외 활동을 할 때에는 30 이상을 쓴다. PA가 표시된 차단제는 자외선 A를 차단한다.
한림대의대 피부과 김광중 교수는 “일생 동안 쬔 자외선의 총량 중 80%가 18세 이전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피부가 연약하고 방어력이 떨어지는 소아 청소년기에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도움말:대한피부과학회,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