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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의 피부 습격 갈수록 까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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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의 피부 습격 갈수록 까칠해진다
[시사저널 2006-05-25 09:41]    
ⓒ연합뉴스자외선은 특히 야외 레저 활동 때 많이 쪼이게 된다

태양 광선이 더 따가워지는 계절에 ‘우울한 보고서’가 나왔다.대한피부과학회는 5월17일 제4회 ‘피부 건강의 날’을 맞아,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질환자 발생 추이를 조사·분석해 발표했다.그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피부암과 검버섯, 기미 등은 꾸준히 증가했다.특히 20~30대 환자 수가 급증했고, 피부암 환자의 경우 10년 전에 비해 무려 네 배 가까이 늘어났다(상자 기사 참조).
김광중 대한피부과학회 이사장(한림대 성심병원·피부과)은 “그같은 변화 뒤에는 자외선이 있다”라고 말했다.자외선(UV)? 어디선가 많이 보고 들은 말이 아닌가. 그렇다.태양에서 쏟아져 나온 빛으로, 주로 한여름에 피부 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이다.이 치명적인 광선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태양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태양은 1초에 약 7억 톤의 수소를 헬륨으로 전환시킨다.그 때문에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뜨겁다.빛도 만들어낸다.태양 내부에서 막 만들어진 빛의 속도는 느리다.물질이 무너져 내리면서 빛을 흡수하는 탓이다.그 바람에 1년에 겨우 몇 km밖에 전진하지 못한다.태양 핵 부근에서 발생한 빛이 대류층까지 도달하는 데 100만 년이 걸리기도 한다(데이바 소벨 지음 <행성 이야기>).
하지만 부상하는 기체의 소용돌이에 몸을 싣는 순간 태양 광선의 속도는 초속 30만km로 바뀐다.눈부신 속도로 이동하는 태양 광선은 자외선·가시광선·적외선으로 구성된다.그 중에서 지구의 생명체를 ‘공격’하는 것은 자외선이다.다행히 지구의 대기 성층권(지상 20~25km)에는 3mm 두께의 오존층이 있다.이 오존층은 광선에 섞인 ‘자외선-C파(100~2백80nm)’를 땅에 닿기 전에 흡수한다.만약 C파가 지구상에 도달한다면 생물의 섬세한 분자들은 모두 파괴될 것이다.
모든 빛이 오존층이라는 ‘그물’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자외선-B파(2백80~3백20nm)가 50% 정도 지구 내부로 침투하고, 자외선-A파(3백20~4백nm)는 100% 오존층을 통과한다.B파는 ‘레저 자외선’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바닷가 등에서 자주 접할 수 있다.“B파를 오래 쬐면 피부가 빨갛게 익어 피부 표면에 통증이 나타나고, 심하면 염증이 생긴다(일광 화상)”라고 최지호 교수(서울아산병원·피부과)는 말했다.
B파는 피부암의 발병 원인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피부에 생기는 모든 악성 종양을 피부암이라고 말한다.특히 흑색종은 진단받은 뒤 2~3년을 못 넘길 정도 예후가 좋지 않다.백인에게 흔해서 미국에서는 매시간 1명이 사망할 정도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다행히 한국에서는 흑색종이 드물다.김광중 이사장은 “30년간 흑색종 판정을 내린 환자가 다섯 명밖에 안 된다”라고 말했다.그렇더라도 안심은 금물이다.“손이나 발바닥에 점이 생기면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라고 김이사장은 덧붙였다.
“세 살에 쬔 자외선 여든까지 간다”
반면 ‘생활 자외선’이라 불리는 A파는 비교적 파장이 길어, 피부 깊숙한 곳(진피층)까지 스며든다.그 후유증 역시 심각하다.피부의 탄력성을 유지시켜주는 콜라겐과 엘라스틴, 그리고 색소 세포에까지 영향을 미쳐 잔주름과 탄력 저하 등을 유발한다.
또 멜라닌 색소를 침착시켜 기미와 주근깨 생성을 늘린다(주근깨는 유전적 소인이 강하므로 가족 중에 주근깨가 있는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저승꽃’으로 불리는 지루각화증(검버섯)도 A파의 ‘산물’이다.A파에 노출되면 인체는 멜라닌 색소를 분비하는데, 특정 부위에 그 양이 과다 침착되면서 생기는 것이다.
햇빛을 쪼이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검버섯(왼쪽)이나 주름, 피부암(오른쪽) 등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최근 들어 오존층이 파괴되면서 지구로 들어오는 자외선 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맑은 날 오존이 1% 감소하면 B파 복사량이 1.3% 증가한다.또 피부암 환자가 3% 증가한다.물론 모든 자외선이 유해한 것은 아니다.양면성이 있어서 적당히 쪼이면 항균 효과를 발휘한다.
또 박테리아·바이러스·진균류로 인한 피부 질환도 예방하고, 비타민 D도 생성해 골다공증을 예방해준다.그렇다고 무리한 선탠은 금물이다.오전 11시 이전, 오후 3시 이후에 10~15분 정도만 쬐어도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D를 얻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노영석 교수(한양대병원·피부과)는 “세 살에 쬔 자외선 여든까지 간다”라고 말한다.일생 동안 쬐는 자외선의 80%를 18세 이전에 쬔다는 것이다.따라서 자외선 차단은 어려서부터 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특히 광과민증 환자나 단순 포진이 있는 사람, 여드름과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사람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 외 자외선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문답 형식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흐린 날과 실내에서는 자외선 걱정을 안 해도 된다? 아니다.구름과 유리창도 투과하기 때문에 결코 안심할 수 없다.△산보다 바다가 더 위험하다? 아니다.자외선은 고도가 높을수록 지수가 더 높기 때문에, 산 정상 쪽이 더 위험하다.△봄볕보다 가을볕이 더 위험하다? 아니다.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 자외선 지수가 갑자기 올라간다.따라서 인체가 더 심하게 타격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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