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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다이어트_‘사과’서 참한 배역맡은 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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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서 참한 배역맡은 문소리
[경향신문 2004-10-07 16:27]

‘똑’ 소리 나는 배우 문소리(30)가 ‘팔자 센’ 여자에서 ‘평범한’ 여성으로 변신, 이제까지와 다른 소리를 낸다. 여느 배우들과 상반된 변신이어서 화제다.
출연작은 ‘사과’(감독 강이관·제작 청어람). 과일 사과(沙果)와 용서를 비는 사과(謝過), 두 의미를 떠올리게 하는 멜로영화다. 문소리는 27~30살을 지나는 두 남자와의 연애·결혼생활에서 부침을 겪는 무역회사 직원으로 출연, 김태우·이선균·최형인 등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최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내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마련된 ‘사과’ 중간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문소리는 야위어 보였다. 밝고 화사했다. 그는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살을 좀 뺐다”면서 다이어트를 화제로 삼는 걸 피했다. “영화에서 예쁜 옷을 입는 게 처음이어서 의상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말에서 그가 꾀하는 변신의 단초를 읽을 수 있었다.
이번 영화 시나리오는 지난해 겨울 ‘효자동 이발사’를 찍고 있을 때 읽었다. 자기 또래의 평범한 여자 이야기라는 데 끌렸다. 이제까지 했던 센 영화와 센 캐릭터는 나중에 또 할 수 있고, 더 나이를 먹기 전에 현재 나이에 맞는 사랑에 관한 고민의 일단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에 주저 않고 선택했다. 문소리는 “덩치가 산 만한 남자 감독님이 썼는데 여자의 심리를 세밀하게 잘 담아내 놀랐다”며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준비하면서 50커플을 릴레이 인터뷰했다는 데 더욱 신뢰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사과’는 한 여성의 사랑과 결혼에 관한 드라마틱한 보고서가 아니라 내밀한 일기 같은 영화. 사람들이 연애하고 결혼하면서 겪는 소소한 갈등과 감정을 그린다. ‘박하사탕’ ‘오아시스’ ‘바람난 가족’ ‘효자동 이발사’ 등 정치·사회적 주제의식을 직·간접적으로 담은 전작과 대비된다.
문소리는 이와 관련, “나는 맨날 진지하고 센 영화만 해야 하느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출연작을 정할 때면 늘 ‘잘할 수 있을까’ ‘과욕을 부리는 게 아닌가’라고 자문한다”면서 “연기하는 게 언제나 어려웠고

이번에도 쉬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사랑하면서 겪는 감정의 흐름과 고저강약을 조율하는 게 예상했던 것보다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과’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매 장면 나온다. 5번째 출연작으로 제작진 가운데 현장경험도 많은 편이다. 그는 “이름값을 해야 하고, 치열하게 연기하면서 현장 분위기를 살리는 데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며 “설경구·송강호 선배님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깨달았고 경험 많은 김태우 선배님에게 의지해 많이 배우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의 에피소드로는 눈을 뿌려 겨울장면을 찍은 것과 웨딩 드레스를 입고 결혼식 장면을 찍은 걸 들었다. “결혼식 장소가 우리 집에서 가까워 엄마랑 친할머니, 외할머니께서 구경오셨는데 두 분 할머니께서 드레스를 입은 내 모습을 보고 실제처럼 좋아하셨다”며 “순간 ‘이런 게 효도인데 못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남자보다 여자 팬이 많고, 공연하는 배우도 모두 유부남이었고, 작업하는 사람들 외 남자를 만날 수 없다”면서 “결혼은 아무래도 한참 늦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과’는 지난 8월부터 촬영, 현재 40% 정도를 찍었다. 원래 4~5월부터 찍을 예정이었는데 제작이 다소 지연됐다. 이날에는 현정(문소리)과 상훈(김태우)의 첫 데이트 장면을 찍었다. 한달 동안 말없이 명함과 꽃다발만 주고 간 상훈과 저녁을 들면서 실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현정은 마음이 조금 흔들린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데이트 장면이었지만 부자연스러운 만남을 자연스레 펼쳐내는 두 배우의 모습이 새삼 웃음을 자아냈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을 떠올리게 했다.
촬영은 자정 즈음에야 끝났다. “사랑과 결혼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로 공감을 나누고 싶고 진지하고 센 이미지가 희석됐으면 좋겠다”는 문소리의 바람이 얼마나 이뤄질지, 문소리의 기존 캐릭터와 전혀 다른 여인의 향기를 담는 ‘사과’는 내년 1월중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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