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다이어트
누구나 처녀 때는 한 몸매 한다. 그리고 출산 후엔 한 덩어리 한다. 임신이 몸매를 망치는 것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러니 살을 뺄 수 있는 확실한 방법도 있다. 뚱뚱한 친구에게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넋두리가 "난 물만 마셔도 살쪄!" 아닐까? 그러나 그 뚱뚱보 친구는 새빨간 거짓말쟁이.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고 하는 다이어트는 차포(車砲) 다 떼고 두는 장기판과 같다.
잘못된 다이어트를 씹어 보자.
재료는 출산, 물, 변비, 어린이 비만에 관한 편견.
다른 곳에 이유가 있었다
"나도 처녀 때는 한 몸매 했다구요. 그런데 애 낳고 아줌마 되고 보니 몸매가 그야말로 펑퍼짐 그 자체. 애 가졌을 때 남편은 먹을 거 잔뜩 사 나르느라 바빴는데 이젠 그만 먹으라고 난리예요. 자꾸만 먹게 되고 나날이 늘어가는 이 뱃살을 어떡해야 할는지…"
결혼 전에 날씬함을 자랑하던 여성도 아이를 낳고 나면 펑퍼짐한 아줌마가 되기 일쑤다. 쫄티에 미니스커트를 즐겨 입던 몸매가 이제는 헐렁한 박스티에 고무줄 바지를 반긴다. 많은 여성들이 아이를 낳으면 체중이 평균 1.5kg 정도 증가한다. 임신 때 체중이 많이 늘어난 산모일수록 출산 후 뚱뚱해질 확률이 높다.
그러나 나날이 늘어가는 살들을 출산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일단 먹는 양을 보면 알 수 있다. 예로부터 임신을 하면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는 게 우리네 문화다. 임신을 하면 여성들은 몸매에 대한 미련을 과감히 떨쳐버린다. 그리고 아기를 위해 열심히 먹는다. 그런 탓에 출산 후 여성들은 먹어도 먹어도 허전하고 배고픈 것 같은 느낌에 자꾸만 음식에 손을 댄다. 허한 느낌에서 오는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9개월 동안 뱃속에 넣고 있던 아이를 낳은 뒤 느끼는 신체적 허전함은 심리적 허함으로 이어진다. 이런 허함을 음식으로 채우려 한다. 결국 쫄티가 헐렁한 박스티로 둔갑한 것은 출산 탓이기보다는 출산 후의 무절제한 식사 탓이 큰 것이다. 아이를 돌보는 동안 받은 스트레스와 생활방식의 변화에서 오는 우울증, 운동부족도 체중을 늘게 하는 원인이다. 또한 ‘나도 이제 아줌마 다 됐는데’라는 체중에 대한 느슨한 경계심으로는 자꾸만 달음질치는 저울바늘을 잡아맬 수 없는 것이다.
현명한 여성은 출산 후 아기에게 영양도 주고 살도 빼는 일석이조의 방법으로 모유를 먹인다. 모유를 먹이면 500∼1,000kcal의 추가 열량이 소모돼 허벅지와 엉덩이의 지방이 빠지고, 복부의 근육도 탄력 있게 회복된다. 단, 모유를 먹이는 중에는 보통의 성인여성보다 600㎉ 정도의 열량을 더 섭취해야 한다(예를 들면, 우유 2컵, 계란 1개, 사과 1개, 고기 60g 또는 생선 70g, 야채). 임신 전보다 더 섭취한 600㎉는 모두 아기에게 가기 때문에 살이 찌는 것과는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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